A-2 체류자격은 외국정부나 국제기구의 공무를 수행하는 사람에게 부여되는 출입국관리법상 분류이며, 그 자체가 재판권 면제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면책특권으로 불리는 재판권 면제는 비엔나협약이나 국제기구와 체결한 개별 협정 등 국제법상 근거가 있어야 발생하고, 그 범위도 공무와 관련된 행위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공무를 수행한다는 사실과 재판권 면제는 왜 같은 문제가 아닐까요

출입국관리법령은 외국인이 대한민국에 머물 수 있는 근거와 절차를 정하는 국내법 체계입니다. A-2는 그 체계 안에서 대한민국정부가 승인한 외국정부 또는 국제기구의 공무를 수행하는 사람과 그 가족을 가리키는 분류에 불과합니다. 반면 재판권 면제는 한 국가의 법원이 특정인에게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국제법상 문제로, 비엔나협약이나 국제기구와 체결한 개별 협정에서 근거를 찾아야 합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이 A-2 자격을 부여하는 절차와, 외국 정부나 국제기구가 조약상 면제를 주장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지를 가리는 절차는 서로 다른 근거 법규와 판단 주체를 전제로 합니다. 출입국 심사에서 A-2 자격을 받았다는 사실이 이후 민사소송이나 형사절차에서 재판권 면제를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시행령이 A-1과 A-2를 다르게 정의한 방식에 이미 답이 있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별표1은 A-1과 A-2를 정의하면서 면제와 관련된 표현을 다르게 사용합니다. 두 자격의 정의 문구를 비교하면 왜 A-2가 면책특권을 당연히 포함하지 않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구분시행령 별표1 정의면제 관련 문구
A-1(외교)대한민국정부가 접수한 외국정부의 외교사절단이나 영사기관의 구성원, 조약 또는 국제관행에 따라 외교사절과 동등한 특권과 면제를 받는 사람과 그 가족정의 자체에 “특권과 면제”가 명시되어 있음
A-2(공무)대한민국정부가 승인한 외국정부 또는 국제기구의 공무를 수행하는 사람과 그 가족정의에 특권·면제에 대한 언급이 없음

A-1 자격은 애초에 조약이나 국제관행에 따라 외교관과 동등한 특권과 면제를 받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계되어 있어, A-1 자격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국제법상 면제를 전제로 합니다. A-2는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외국정부나 국제기구를 위해 공무를 수행하지만 외교관에 준하는 지위까지는 인정되지 않는 사람들을 폭넓게 포괄하는 자격이어서, A-2 표시만으로는 면제의 유무를 알 수 없습니다.

A-2 자격으로 국내에 머무는 사람은 실제로 누구일까요

같은 A-2 자격이라도 소속과 업무 성격은 상당히 다양합니다.

  • 대사관·영사관에서 근무하지만 외교관으로 신임장을 받지 않은 행정·기술직원
  • 국제기구(유엔 산하기구, IMF, 세계은행 등) 한국사무소에 파견된 직원
  • 외국 정부기관에서 대한민국 내 협력기관이나 연구기관 등에 파견되어 실무를 수행하는 공무원

이 세 유형은 모두 출입국관리법상으로는 같은 A-2 자격에 속하지만, 재판권 면제를 뒷받침하는 국제법적 근거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조약에 근거하는지가 서로 다릅니다.

국제기구 직원이라면 면제를 받을까요, 헌재가 IMF 사건에서 확인한 기준

헌법재판소는 2001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련 사건에서 국제기구 직원의 재판권 면제 범위를 다룬 바 있습니다. 이 사건은 외환위기 당시 실직한 근로자들이 IMF와 그 한국지부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국제통화기금협정 제9조와 전문기구의특권과면제에관한협약의 재판권 면제 규정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 것이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약 조항들이 재판청구권을 제한하기는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된 법규범을 존중하는 것으로서 넓은 의미의 공공복리에 부합하며, 재판청구권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때 면제의 대상은 국제기구와 그 직원이 “공적 자격으로 행한 행위”로 한정되며, 문제된 행위가 실제로 공적 행위인지 사적 행위인지는 조약 자체의 불명확성 문제가 아니라 개별 소송에서 법원이 사안별로 해석해 판단할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국제기구에 소속된 A-2 자격자라면, 그 국제기구가 대한민국과 체결한 협정에 재판권 면제 조항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리고 문제 된 행위가 직무 수행과 관련된 공적 행위로 볼 수 있는지가 함께 작용해 결과를 좌우합니다.

대사관 행정·기술직원의 면제는 외교관과 어떻게 다를까요

비엔나협약 제37조는 공관의 행정·기능직원에 대해서도 접수국의 국민이나 영주자가 아닌 경우 제29조부터 제35조까지 정한 특권과 면제를 인정합니다. 다만 형사재판관할권 면제와 달리, 민사·행정재판관할권 면제는 그들이 직무 외에 행한 행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제한이 함께 붙습니다.

같은 대사관에 근무하더라도 외교관(A-1)의 면제 범위와 행정·기술직원(A-2)의 면제 범위는 다릅니다. 근무시간 외에 발생한 개인적인 교통사고나 사적인 채무 관계처럼 직무와 무관한 사안이라면, 행정·기술직원은 형사절차에서는 여전히 면제를 주장할 수 있어도 민사소송에서는 국내 법원의 재판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왜 같은 A-2 자격이라도 사건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A-2 자격만 놓고 재판권 면제 여부를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그 사람이 소속된 외국정부기관이나 국제기구가 대한민국과 체결한 조약·협정에 재판권 면제 조항이 실제로 담겨 있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문제가 된 행위가 그 조약이 보호하는 공적 행위의 범위 안에 있는지입니다.

같은 국제기구 소속이라도 어떤 협정을 근거로 한국에 진출했는지에 따라 면제 조항의 문구와 범위가 다를 수 있고, 같은 조약을 근거로 하더라도 근무시간 중 업무 관련 행위인지 개인적인 사적 행위인지에 따라 법원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A-2라는 체류자격 표시 자체보다, 그 사람이 속한 기관과 관련 조약의 구체적인 문구, 그리고 문제 된 행위의 성격이 실제 재판권 면제 여부를 가르는 지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