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변호사 자격이 있어도 곧바로 E-5로 법률업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무부의 자격승인과 대한변호사협회 등록을 거친 외국법자문사가 되어야 하고, 업무도 자격을 취득한 나라(원자격국)의 법률 자문 중심으로 한정됩니다.

한국법 자문이나 국내 소송대리는 외국법자문사의 업무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외국 변호사가 E-5 신청 전에 거쳐야 하는 단계

E-5 전문직업은 국내 법령에 따라 자격이 인정되는 외국 변호사, 공인회계사, 의사 같은 국가공인 자격자가 그 자격에 맞는 전문업무를 하는 체류자격입니다. 외국 변호사의 경우 ‘외국 변호사 자격이 있다’는 사실보다 국내에서 어떤 지위로 활동할 수 있는지가 먼저 정해져야 합니다. 그 지위가 외국법자문사법에 따른 외국법자문사입니다.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법무부장관에게 외국법자문사 자격승인을 신청해 승인을 받습니다.
  2. 승인 후 대한변호사협회에 외국법자문사로 등록합니다.
  3. 승인·등록으로 확보한 지위를 기준으로 E-5 체류자격 절차를 진행합니다.

법에서 확정된 순서는 1번과 2번입니다. 승인과 등록 사실을 체류자격 심사에 어떤 서류로 제출해야 하는지는 신청 시점의 출입국·외국인관서 안내를 따릅니다. 서류 준비는 별도 글에서 다루므로 여기서는 승인과 등록이 무엇을 요구하는지에 집중하겠습니다.

자격승인을 받으려면 어떤 요건이 필요한가요?

자격승인은 외국 변호사 자격 보유 사실만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법무부장관이 다음 요건을 함께 보고 승인합니다.

요건내용
원자격국자격을 취득한 나라가 법무부장관이 지정한 국가이고,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여야 합니다.
자격의 유효성외국 변호사 자격이 현재도 유효하게 유지되고 있어야 합니다.
경력자격 취득 후 원자격국에서 3년 이상 법률사무를 수행한 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결격사유금고 이상의 형, 파산, 징계 등 법에서 정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합니다.
국내 주소국내에 연락과 서류 수령이 가능한 주소지가 있어야 합니다.
한국 변호사 업무한국 변호사 자격도 함께 가지고 있다면 그 업무를 정지하거나 폐업한 상태여야 합니다.

원자격국은 고정된 목록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법무부장관의 지정과 FTA 체결이라는 두 조건이 겹치므로, 신청 시점에 자신의 자격 취득 국가가 지정 대상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3년 경력은 어떤 경력까지 인정되나요?

기본 기준은 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 원자격국에서 법률사무를 수행한 기간 3년입니다. 이 숫자만 보면 단순하지만, 실제로는 경력이 어디에서 어떤 일로 쌓였는지에 따라 계산이 달라집니다.

  • 원자격국 밖에서 원자격국 법률에 관한 업무를 한 경력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에서 산입될 수 있습니다.
  • 국내 고용계약에 따라 외국법 검토·조사 업무를 한 기간은 2년 범위에서 산입될 수 있습니다.

미국 로스쿨을 졸업하고 곧바로 국내 로펌에 입사한 경우가 대표적인 애매한 사례입니다. 이 경우 원자격국에서 쌓은 경력이 없거나 짧고, 국내 근무 기간으로 인정되는 범위도 2년으로 한정되어 3년을 채우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2026년 5월 보도에 따르면 이런 사례에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고, 법무부도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위원회를 통해 등록 요건과 관리 방식을 논의해 왔습니다. 다만 이는 논의 단계의 내용이므로, 신청 시점에 실제 적용되는 조문을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자격승인 뒤 등록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등록은 승인과 별개의 절차입니다. 자격승인을 받은 사람이 대한변호사협회에 외국법자문사로 등록을 신청하고, 협회가 등록증명서를 발급합니다. 승인만 받은 상태에서는 외국법자문사로서 업무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등록에는 다음 사항이 따릅니다.

  • 등록 유효기간은 5년이며, 갱신은 만료 1개월 전부터 6개월 전 사이에 신청합니다.
  • 심신상의 중대한 장애, 형사 절차나 징계로 인한 부적격, 자격승인 취소, 최근 2년 이내 등록 거부 등이 있으면 등록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등록 유효기간 5년은 체류자격의 체류기간과 다른 제도에서 정해집니다. 두 기간이 비슷해 보일 수 있어도 만료일이 서로 어긋날 수 있으므로 각각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체류기간 연장은 별도 글에서 다룹니다.

외국법자문사는 어떤 법률업무까지 할 수 있나요?

법에서 허용하는 업무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업무를 소개할 때는 원자격국 이름을 붙인 ‘법자문사’ 직함을 사용해야 하며, ‘변호사’라는 명칭을 쓰면 안 됩니다.

구분가능한 업무허용되지 않는 업무
자문원자격국 법령에 관한 자문, 원자격국이 당사국인 조약과 국제관습법에 관한 자문한국법에 관한 법률상담, 법률 관련 문서 작성
대리국제중재사건 대리(한국법 문제는 제외)국내 법원의 소송·가사·행정 사건 대리

이 선은 단순히 문서에 한국법 조항이 등장하는지 여부로 가르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법인이 한국 회사와 계약을 맺을 때 미국법상 효력을 설명하는 일은 원자격국 법률 자문입니다. 그런데 같은 계약서의 한국법상 해석이나 한국 법원 관할 문제까지 의견을 내는 순간, 업무의 성격이 한국법 사무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한국 변호사를 고용하거나 동업하는 방식에도 법상 제한이 있습니다.

180일 체류 의무와 겸직 제한도 E-5 유지에 영향을 줍니다

외국법자문사는 최초 업무개시일부터 1년에 180일 이상 한국에 체류해야 합니다. 본인이나 가족의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해외에 머문 기간은 일정한 범위에서 체류일로 계산되는 방식이 있습니다. 해외 출장이 잦은 자문 업무라면 출입국 기록과 이 기준을 따로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동시에 둘 이상의 사무소에 소속될 수 없다는 제한도 있습니다. 이직이나 겸직이 문제 되는 상황은 근무처 변경·추가 글에서 이어서 다룹니다.

자격승인 전에 외국 변호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승인과 등록 없이 외국 변호사 자격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법은 등록하지 않은 외국 변호사에게 국제중재사건 대리를 연간 최대 90일의 체류 범위 안에서 허용하는 예외를 둡니다. 이 예외를 벗어난 법률 자문을 계속하면 문제가 됩니다.

법무부의 자격승인 절차는 예비심사를 거치는 방식이 안내된 바 있고, 정식 신청 때는 본인이 직접 출석해 서약서를 작성하는 절차가 요구된 적이 있습니다. 세부 절차와 수수료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신청 전에 법무부 국제법무과의 현재 안내를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로 단순 대조가 어려워지는 지점

E-5 신청 요건은 ‘자격승인’, ‘등록’, ‘업무범위’로 나뉘지만 실무에서는 세 가지가 서로 맞물립니다. 경력이 3년에 못 미치면 승인이 막히고, 승인이 없으면 등록과 E-5 절차가 이어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승인과 등록을 마쳤더라도 실제 담당 업무가 한국법 자문에 걸쳐 있으면 등록된 지위와 체류자격이 허용하는 활동 사이에 차이가 생깁니다.

자신의 근무 형태가 외국 로펌 소속인지, 국내 로펌의 직원인지, 별도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인지에 따라 업무 지시와 겸직 문제가 달라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직무기술서에 적힌 업무와 실제 업무가 같은지, 국내 변호사와 협업하는 범위가 자문의 일부인지 한국법 사무인지 구분해 두는 것이 신청 이후 연장·근무처 변경 단계까지 이어지는 기준이 됩니다.